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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아카이브 101 후기 / 1회] 게릴라 아키비스트가 역사를 구한 방법

  • 2022.10.17
  • 조회수 690

✍️ 이다은 l 영등포장애인복지관 


여러분은 아카이브(Archives)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누군가 아카이브와 기록의 차이점에 대해 묻는다면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나요?


2022 판 교육 #3 <활동가 아카이브 101, 현장과 아카이브가 만날 때>가 10월 4일~5일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아카이브의 개념, 역사, 특징부터 실무 적용 방법까지!

알차게 진행된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번 교육은 아카이브랩(https://archivelab.co.kr/)의 안대진 대표가 맡아 주셨어요. 아카이브 연구소 ‘아카이브랩’은 2016년 창업 이래 여러 시민단체들의 아카이브 구축과 관리에 함께해 오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아카이빙이 필요하지만 자원의 한계가 있는 시민단체에 적정한 아카이브 솔루션을 제공하고, ‘오픈 소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해요. 이런 면에서 ‘대체로 무해한’ 아카이브 연구소라는 설명을 덧붙여 주셨어요.


1일 차 제목은 <게릴라 아키비스트가 역사를 구한 방법>인데요. 아카이브의 개념, 역사, 특징을 짚어보고, 다양한 사례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아카이브의 모든 것: 아카이브와 기록의 개념, 아카이브란 무엇인가?


📝 아카이브 vs 기록


‘아카이브와 기록의 차이점에 대해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흠칫! 했던 분들은 주목해 주세요. 😅 사실, 저도 아카이브(Archives)와 기록(Records)의 개념이 다소 헷갈렸지만, 이번 기회에 확실히 정리할 수 있었어요.


기록이란 업무를 통해 자연스럽게 발생되는 것으로, 행위의 증거나 정보적 가치를 포함합니다. 업무, 활동을 하면 자연히 기록하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 누구도 기록을 위해 활동하지 않으니까요. 

아카이브란 총 세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기록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는 보존기록, 보존기록 관리기관, 기억저장소인데요. 최근에는 보존기록, 보존기록 관리기관에서 기억저장소로 아카이브의 의미가 확장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출처: 활동가 아카이브 101 교육 자료 '게릴라 아키비스트가 역사를 구한 방법'>


즉, 우리가 활동하며 남긴 많은 기록들(Records) 중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선별한 ‘보존된’ 기록의 집합이 바로 아카이브(Archives)입니다. 


📝 기록관리 3가지 원칙


이처럼 아카이브와 기록은 상호 긴밀한 관계에 있으며, 효과적인 기록관리를 위해서는 기록의 3대 구성 요건인 내용, 구조, 맥락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 중 맥락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맥락이란 자료의 생성, 수령, 보관, 사용과 관련된 상황이나 다른 자료와의 관계 등 해당 문서를 이해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정보입니다. 


기록관리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어요. ① 출처별 원칙, ② 원질서 존중의 원칙, ③ 계층적 관리와 집합적 기술입니다.

출처별 원칙은 출처가 다른 기록물들을 혼합하여 관리하면 안된다는 것으로, 누가, 어디서, 언제, 왜 기록을 생산했는지 알 수 있는 정보검색의 기초가 됩니다.

원질서 존중의 원칙은 기록 출처와 원래 축적된 단위에 따라 기록을 관리하는 원칙으로써 편철, 배열순서, 분류방법 등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계층적 관리와 집합적 기술은 가장 크고 일반적인 것에서부터 가장 작고 구체적인 것까지 단계적으로 기록을 묶어주고 기술하는 것을 말합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기록을 관리하는 과정은 정체성, 업무효율성, 투명성이라는 기대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기록관리가 잘 된 조직은 구성원들이 기록을 통해 과거 우리 단체의 활동을 알 수 있으며, 업무 중 필요한 자료를 검색하여 찾을 수 있고, 마지막으로 활동 과정을 외부에 공개함으로써 활동의 투명성을 강조할 수 있겠지요. 내가 속한 조직이 기록관리가 잘 되어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체크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게릴라 아키비스트의 등장: B.C. 44,00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 역사상 첫 번째 아카이브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아카이브는 무엇일까요?

바로,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벽화인데요. 창과 밧줄을 들고 있는 반인반수의 생물체가 물소를 사냥하는 모습이 그려진 것으로, ‘사냥 아카이브’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벽화 한 점이 어떻게 아카이브의 성격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겠지요? 해당 벽화는 후대에 사냥 전술을 전달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당시 사람들이 가치가 있음을 판단하고 기록했다는 점에서 ‘행위에 대한 아카이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권력의 중심: 아카이브를 다루는 자


로마 시대 때 아카이브가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주로 제국의 통치수단으로 이용했으며, 오직 권력자만이 아카이브에 접근할 수 있었죠. 1789년, 프랑스혁명 당시 농민들이 농노증서를 불태우면서 비로소 민주적 아카이브의 탄생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 아카이브 열병


1995년, 아카이브 열병의 시대가 도래하며, 아카이브는 ‘객관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결국 권력자 위주로부터 새로운 아카이브로의 전환이 필요해진 셈이죠.

현대에 들어서 예술가들의 아카이브 비판이 돋보였습니다. 어떤 기록이 아카이브로 남겨지고 버려지는지 들여다보고, 아카이브가 대단한 것이 아니란 것을 이야기합니다.


‘아카이브란 인식론적 투쟁의 장소이며, 사라진 것 혹은 부재의 흔적만을 보존할 뿐 과거의 기억이 될 수 없고, 그 진정한 의미는 도래할 미래 이야기에서 찾아야 한다.’

- Archives Fever by. Jacques Derrida -


📝 게릴라 아키비스트의 등장


2017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 데이터를 없애려는 시도를 하는 등 경제적 이득을 위해 기후위기를 부정했던 건 공공연한 사실이죠.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환경활동가를 필두로, 기후변화 데이터를 복제・배포하여 기록을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이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게릴라 아키비스트’ 의 등장이며, 정치적 억압을 받는 상황 속에서 중요한 자료 혹은 기록들을 ‘아카이빙’하기 위해 자발적인 움직임들이 생겨난 것이죠.


 

                                                                                               <출처: 활동가 아카이브 101 교육 자료 '게릴라 아키비스트가 역사를 구한 방법'>

📝 아카이브 붐


최근에는 우리 일상의 평범한 모습을 기록하려는 시도들이 돋보입니다. 자발적인 아카이브가 활성화, 대중화되며 아카이브 붐 시대가 도래했는데요. K-POP 열풍의 주역, 남성 아이돌 그룹 BTS! 다들 잘 아시죠? 그렇다면 그들의 팬덤인 ‘아미(ARMY)’도 들어본 적 있으실 거예요. 이제는 아이돌 그룹의 팬들의 ‘덕질’ 이 아카이빙으로 이어지는 시대인데요. 아미가 구축한 BTS 아카이브 ‘아미피디아’는 BTS의 행적을 찾고, 기록하여 남기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요. 놀랍지 않나요?


디지털 아카이브


📝 디지털 아카이브의 특징과 아카이브용 OSS


디지털 아카이브의 가장 큰 장점은 물리적 공간의 제한이 없고, ‘오픈소스’ 형식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아카이브용 주요 OSS(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AtoM’, ‘Omeka’ 등이 대표적인데요. 특히 Omeka는 소규모 도서관, 아카이브를 위한 기록물 웹 퍼블리싱 소프트웨어로 비전문가도 쉽게 활용할 수 있으며 500MB가 무료로 제공된다고 해요. 디지털 아카이브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면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다양한 디지털 아카이브 툴을 몇 가지 소개해 드려요. 무엇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다른 툴을 사용할 수 있어요. 1) 


⦁ 노션(Notion): 소규모 프로젝트 관리 및 기록 소프트웨어

  - 아카이브랩도 이 툴을 사용하고 있답니다.

  - https://www.notion.so/ko-kr

⦁ Knightlab의 스토리텔링 툴: 도서관, 박물관, 아카이브, 학술기관

  - https://knightlab.northwestern.edu/projects/

⦁ Sutori: 구독형 타임라인 툴 

  - 사용이 쉽고 강력한 기능을 제공하는 구독형 타임라인 서비스

  - https://www.sutori.com/en/

⦁ Fotomat: 사진 온라인 전시, 메타데이터 관리 제공

  - https://fotomat.app/

⦁ STT: 네이버 클로바, 다글로

  -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주는 서비스

  - https://clovanote.naver.com/

  - https://daglo.ai/


사례: 다양한 아카이브 형태들


안대진 대표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아카이브 사례들을 소개해 주셨어요. 911 디지털 아카이브, 4.16 모으다 등 재난・참사 주제의 아카이브, YMCA, 동물보호단체 카라 등의 기관 아카이브, 그리고 서태지 아카이브, 퀴어락 등 커뮤니티 아카이브까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예술 아카이브인 ‘APAP(안양공공예술)’는 잘된 사례로 꼽혔는데요. 아래 링크를 통해 방문해 보시길 추천해요.

⦁ APAP: https://www.apap.or.kr:446/



<출처: 활동가 아카이브 101 교육 자료 '게릴라 아키비스트가 역사를 구한 방법'>


사례 소개를 끝으로 <활동가 아카이브 101> 첫 번째 교육을 마쳤습니다. 아카이브에 대해 잘 몰랐던 저도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지식을 얻어갈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답니다. 다음 시간에는 <활동가 아키비스트 툴킷> 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교육 후기를 들고 올게요. 


1)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하고 싶다면 [아카이브랩 홈페이지(https://archivelab.co.kr/)] – [아카이브 툴킷]을 클릭해 주세요!